유령을 본다. 큰 부상을 입는다. 변질자에게 습격당한다. 어떤 공포체험도, 밤에 꾸는 악몽 하나에 이길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한다. 실은 어젯밤, 이런 꿈을 막 꾼 참이다. 내가 목만 남아서 집 안을 방황하고 있다. 뭐라도 좋으니 오늘이 몇월며칠인지 알고 싶어서 달력을 찾고 있다. 아무도 없는 복도를 어슬렁어슬렁 나아간다. 그 시선이 평소보다 낮아서, 아아 나는 역시 목만 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그게 무척이나 슬펐다. 으앙~하고 외치면서 부엌으로 가자, 어머니가 이쪽에 등을 돌리고 싱크대 앞에 서 있었다. 방금 전의 일인데 어째선지 이미 잊어 버렸지만, 나는 뭔가 굉장히 무서운 말을 하면서 어머니를 뒤돌아 보게 했다. 그러자 그 얼굴이 였다. 라는 꿈. 이런 꿈이라도 체험한 사람은 몸이 얼어붙는 ..
대학교 2학년의 여름. 나는 대학 선배와 함께 바다로 갔다. 내리쬐는 태양과도, 수영복 차림의 여성과도 거리가 먼 살짝 추운 밤바다로. 나는 선배가 조종하는 소형선의 뱃머리에서 부들부들 떨면서 어째서 이렇게 된 건지 생각하고 있었다. 눈 밑에는 찰랑대는 수면만이 존재했고, 그 깊이는 감히 헤아릴 수 없었다. 때때로 내 얼굴이 흐물흐물 일그러지며, 파도 속에 누구인지도 모를 사람의 옆얼굴이 보이는 듯 했다. 먼 육지의 그림자는 기분나쁜 실루엣을 드리우고, 때때로 희미한 등대 불빛이 은막 같은 구름을 하늘 밑에 떠오르게 하고 있었다. “바다 소리를 녹음하러 가자.” 라는 선배의 유혹은 항거할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오컬트 스승이기도 한 그 사람의 콜렉션 중에는 수상한 카세트 테이프가 있었다. 스승님이..
대학교 1학년의 겨울. 대학에 들어간 후부터 출입하게 된 인터넷 지방계 오컬트 포럼의 오프모임에 나갔을 때의 일이다. 오프모임이라도 해도, 모여서 이자카야에서 술을 마시는 정도의 모임도 있고, 매니악한 멤버들이 모이는 비밀 회합 같은 것도 있었다. 그날도 10명 정도의 사람이 모여 시로키야(白木屋: 유명 이자카야 체인점. 역자주)에서 오컬트 얘기를 안주로 술을 마신 후, 주요 멤버들만 남아 리더였던 여성의 집에서 밤을 새기로 했다. 그 리더인 여성이란 Colo씨라는 사람으로 (어째선지 빈번하게 닉네임을 바꿨기 때문에, 그 때 진짜로 Colo였는지는 자신이 없다) 내 오컬트 스승님의 여친이기도 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묘하게 귀여움을 받아서 어린 나이인 나도 매니악한 주요 멤버들의 모임에 자주 끼워주곤 했..
대학교 1학년의 가을. 오컬트계 인터넷 친구인 쿄스케씨의 집에 전에 빌렸던 액막이 탈리스만을 돌려주러 간 적이 있었다. 쿄스케씨는 여성이고, 나보다 조금 연상의 프리터였다. 흑마술 등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조금도 음험한 구석이 없고, 무뚝뚝한 면도 있지만 쳥결한 느낌이 드는 성격은,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았다. 그 날은 쿄스케씨가 새로 구입한 차를 가드레일로 긁었다는 주의부족을 놀려 주려고 했었지만, 지금부터 목욕하고 알바하러 간다는 이유로 바로 쫓겨났다. 요즘은 오프모임에서도 보질 못했고, 뭔가 쓸쓸한 기분이 들지만 어쩔 수 없었다. 눈 앞에서 문이 닫힐 때, 몇 번인가 안에 들어간 적도 있는 집 안에 희미한 위화감을 느낀 건 기분 탓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뭔가 잊고 있는 듯한. 그런 어렴풋한 불안..
그 소문을 처음 들은 건 인터넷에서였던 것 같다. 내가 살던 지방계 포럼을 출입하고 있으면, 허허실실의 소문들이 엄청나게 머릿속에 들어온다. 전부 다 재미없는 얘기들. 그 속에 “검은 손”의 소문이 묻혀 있었다. 검은 손을 만나게 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그러기 위해선 검은 손을 1주일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설령 어떤 일이 있더라도. “웃기고 자빠졌네.” 그 소문을 얘기하자 어떤 분께서 말씀하신 평가이다. 오컬트의 스승에게 그렇게 칼로 자르듯 부정을 당하면 풀이 죽는다. “뭐, 불행의 편지의 아류구만. 어떤 일이 있더라도, 라고 다짐을 하고 있지. 그건 즉슨, 1주일 동안에 뭔가 일어납니다라는 소리겠지." 체인 메일이 유행하기 시작했던 무렵이지만, “XX를 하지 않으면 불행해진다” 라는 템플릿스러운 것..
대학교 2학년 9학점. 3학년 0학점. 전부 ABC의 B. 내 성적이다. 그 즈음 새끼 고양이를 아파트에서 기르고 있었지만, 소위 말하는 방 사육이라서 일체 밖에 내놓지 않고 이런 소리를 해주곤 했다. “넌 엄청 커질 거야. 이 방의 반쯤 차지할 정도로. 날 잡아먹지는 말아주렴.” 하지만 그런 교육의 보람도 없이, 새끼 고양이는 딱 고양이 사이즈에서 성장을 멈췄다. 그 즈음. 지극당연히 고양이는 고양이가 되고, 개는 개가 되고, 봄은 여름이 되었다. 하지만 내 대학생활은 방황을 거듭하며,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나아갈 곳이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그 해 여름이었다. 대학 2학년 때의 일. 내 방황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선배의 소개로, 나는 병원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그 선배란, 나를 오컬트로..
스승이 이상한 말을 하길래,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그러니까 철탑이라고” 대학 1학년의 가을 즈음이었을 것이다.당시의 나는 서클 선배이기도 한 오컬트길의 스승에게 오컬트의 기초를 배우고 있었다.진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개중에는 스승에게서밖에는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었다.그 때도, 텟토-(*주: ‘철탑’의 일본어 발음)라는 단어의 의미를 순간적으로 모르겠어서 되물었던 것이었다. “철탑. 텟, 토, 우. 철로 만든 탑. 아이언... 뭐지, 필라? 어쨌든 본 적 없으려나. 밤중에 올려다보면 꽤 있어” 스승이 말하기로는, 교외의 철탑에 밤에 가면 인간의 유령이 그 위를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어째서 유령은 철탑에 오르는가.그런 의문 이전에 유령이 철탑에 오른다는 전제가 내 안에는..
대학 1년째에 처음 맞은 가을.오컬트 쪽 인터넷 지인들과 ‘합숙’이라는 명목으로 오프 모임을 가졌다.산속의 야영지에서,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산장에서 묵기로 한 것이다.오프 모임은 보통 때에도 자주 가졌지만, 1박을 하게 되면 여성이 많은 것도 있고 해서이상한 멤버를 넣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극히 내밀한 중심 멤버들만 모인 합숙이 되었다.참가자는 리더격인 CoCo씨, 쿄스케씨, 미캇치씨 등 여성 일행에, 나를 포함한 합계 4명.결국 나는 짐꾼 겸 육체노동 담당인 셈이지만, 불러줬다는 사실이 기뻤다.일정은 1박 2일.렌트카를 빌려서 갔는데, 성수기가 아닌 덕분에 야영지는 비교적 비어 있어서,신선한 공기를 마실 대로 마시고, 길고양이도 마음대로 만지는 등 제멋대로 할 수 있었을 터이지만,미캇치씨가 ..
대학 1년째 여름.“사차원 비탈길”이라고 하는, 그 지방에서는 나름 유명한 심령 스포트에 도전했다.소문에는, 밤에 그 비탈길에서 기어를 뉴트럴에 놓으면 차가 비탈길을 올라간다는 것이다.그 소문을 듣고 나는 갑자기 흥분했다.정말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유령 스포트와는 다르다.차가 움직인다고 하니까, 뭔가 굉장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그렇다고는 해도 혼자서는 무섭기 때문에, 선배를 두 명 꼬셨다. 밤 1시.나는 인기척이 없는 가장 가까운 역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옆에는 내가 스승으로 받드는 괴짜 오컬트 매니아.역시 멍하니 서 있다.평소 같으면 내가 그런 이야기를 가지고 가면, 즉단즉결로 “그럼 가자” 고 하는 사람이지만,그 때는 가장 중요한 차가 없었다.스승의 애차인 고물 경자동차는 원인 불..
대학 2학년 여름 방학 때, 아는 사람의 고향에 따라갔다.꼭 같이 와줘, 라고 말하길래 따라 간 건데,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면서 8시간이나 걸린 데에는 질려버렸다.아는 사람이라는 것은 대학에서 만난 오컬트를 좋아하는 선배로,나는 스승이라고 부르며 경외하기도 했고 바보 취급하기도 했다.그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오라’고 하는데 가지 않을 수는 없다.결국 무서운 게 보고 싶은 거였다. 현 가장자리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로, 고도가 높아서 여름인데도 서늘하다.울타리로 둘러싸인 단층집에 도착하자, 아주머니가 나와 ‘친척이야’ 라고 소개되었다.스승은 생글생글 웃고 있었지만, 그 집 사람들로부터는 묘하게 어색함을 느껴 마음이 불편했다.준비해준 방에 짐을 풀고, 나는 스승에게 그 점에 대해서 티 안 나게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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